바보야, 문제는 응용력이야
— AI를 잘 쓰는 능력은, 어쩌면 AI에 대한 능력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최소 한 가지 업무에서 AI를 정기적으로 쓰는 회사가 88%입니다. 1년 전엔 78%였고요. 이제 안 쓰는 회사를 찾는 게 더 어려워졌습니다.
그런데 BCG가 1,250개 회사에 물었더니, 실제로 수익이 늘었다고 답한 곳은 5%였습니다. 60%는 매출도 비용도 거의 그대로였고요.
다 도입했는데, 그래서 AI 사용료는 올라갔는데, 실제로 생산성은 높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Nano Banana 2 생성 이미지
"AI로 그런 것도 되나요?"
주변 사람들과 AI 활용법을 이야기하면, 가장 많이 돌아오는 반응이 이렇습니다.
"AI로 그런 것도 되나요?"
사실 이 장면은 불과 몇 년 전에도 있었습니다. ChatGPT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사람들은 그걸 대화 상대가 아니라 검색창처럼 썼거든요. 지금이라면 "제주도에 바다 보이는 괜찮은 호텔 좀 알려줘"라고 문장으로 물어볼 걸, 그때는 "제주도 해변 호텔"이라고 쳤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검색에 너무 익숙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긴 문장을 쓰면 오히려 결과가 엉망으로 나오던 시절을 20년쯤 살았던 겁니다. 그래서 키워드를 하나씩 추가하면서 범위를 좁혀갔던 것뿐이었죠.
지금은 반대가 됐죠. 사람들이 AI에 익숙해지면서 질문이 길어졌습니다. 구글과 네이버에 AI 답변이 생긴 건 AI 시대로 넘어갔기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가 묻는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Nano Banana 2 생성 이미지
그런데 여기서 멈춰 서게 됩니다. 우리는 이제 '어떻게 물어보는지'는 배웠는데, 여전히 '무엇을 물어봐야 하는지'는 잘 모릅니다.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못 하는지 말이죠.
우리가 모르는 건 바이브 코딩이 아니었습니다
이 간극이 가장 선명하게 보이는 자리가 바이브 코딩 교육입니다.
수업을 도와드리다 보면 이런 질문이 계속 나옵니다. Git이 뭔가요? GitHub은요? Vercel은 뭐 하는 데예요? Supabase는 꼭 써야 하나요?
여기서 알게 됩니다. 우리가 모르는 건 바이브 코딩이 아니에요. 코딩을 모르는 겁니다.
AI가 코드를 다 짜주는데 왜 그게 문제냐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AI가 "배포는 Vercel로 하시죠"라고 답했을 때, 그게 좋은 제안인지 아닌지 판단할 사람은 결국 나거든요. 물어볼 것을 떠올리는 것도, 돌아온 답을 검증하는 것도 본인입니다.
도구를 몰라서 막히는 게 아니라, 그 분야를 몰라서 막히는 것이죠.
구글이 대화 1,500만 건을 뜯어봤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흥미롭게 본 연구가 하나 있습니다. 구글이 지난 7월에 낸 「AI & Economy ATLAS」라는 보고서인데요. Gemini 앱과 AI 모드, API에서 오간 1,500만 건의 대화를 익명 처리해서, 미국 노동부가 쓰는 직업 분류(800여 개 직업, 1만 8천여 개 세부 업무)에 하나하나 대응시킨 자료입니다.
물론 한계는 있습니다. 논문도 첫 번째 한계로 적어뒀는데, 기업이 쓰는 유료 API는 이 데이터에 빠져 있습니다. 그러니 이건 회사 전체라기보다 개인이 자기 계정으로 일하는 모습에 가깝죠.
그걸 감안하고 봐도 숫자 하나가 눈에 박혔습니다.
AI를 쓰는 직업 자체는 전체의 68%입니다. 미국 고용의 88%를 차지합니다. 그런데 그 직업이 하는 일 중에 AI를 쓰는 건 21%밖에 안 됩니다. 자기 업무의 4분의 3 이상에 AI를 쓰는 직업은 전체의 3%뿐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