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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봇 12개를 만들었더니, 팀장이 필요해졌습니다

#291 진대연 16분 읽기

AI 에이전트를 다루는 일은 어떻게 경영 시뮬레이션이 되었을까?

나만의 에이전트를 넘어, 나만의 팀을 만드는 시대입니다.

아침 8시가 되면 휴대폰에 브리핑이 하나 도착합니다. 오늘 무엇을 언제 해야 하는지 정리된 목록과 함께. 그 아래에는 오늘이나 내일이 마감인데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애매한 일 하나가 함께 표시되어 있습니다. 첫 5분 동안 할 일, 참고할 링크, 보낼 메일의 초안, 물어볼 사람까지 미리 조사해서 준비된 채로 말이죠.

낮에는 들어오기로 한 강의료가 들어왔는지 확인해 주고, 저녁 무렵에는 오늘 운동량을 보고 저녁 메뉴를 추천해 줍니다. 종종 지하철로 이동하면서 홈페이지를 고치기도 합니다. 휴대폰으로 고칠 내용을 말해 두었더니 알아서 개발 도구에 일을 맡기고, 끝난 뒤에 결과까지 상세히 보고해 주더군요.

이 일을 해 주는 것은 비서 한 명이 아닙니다. 제가 하나하나 공들여 세팅한 AI 봇 열두 개가 열심히 일하고 있죠.

ChatGPT 생성 이미지

많은 사람들이 「딸깍」이라는 말을 마케팅 용어처럼 씁니다. 누구는 가능하다고 하고 누구는 불가능하다고 논쟁하죠. 그런데 이 「딸깍」이 점점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전제가 하나 있는데요. 바로 내가 맥락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 두었느냐입니다. 사람들은 이것을 하네스라고 부릅니다.

하네스라는 게 뭔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내가 점점 말을 덜 해도 AI 가 「알잘딱깔센」으로 일하게 만드는 것, 그게 하네스입니다. 그런데 남이 만든 하네스는 잘 되는 것처럼 보여도 나에게는 잘 맞지 않을 때가 많죠. 왜냐하면 남의 하네스에는 내 취향과 내 맥락과 내 지식이 들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나만의 하네스를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잘 깎아야 하죠.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됩니다. 오늘은 저의 실수담을 공유드릴까 합니다.

요즘 저는 Claude 도 ChatGPT 도 거의 열지 않습니다

요즘 제 일은 거의 전부 두 가지 봇에서 합니다. 하나는 Grokbot 이고, 다른 하나는 제가 직접 만든 Folderbot 입니다. 그러다 보니 Claude 앱과 ChatGPT 앱은 거의 열지 않게 되었죠.

Grokbot 은 xAI(지금의 SpaceXAI)가 8월에 공개한 에이전트 서비스입니다. 봇마다 클라우드에 자기 컴퓨터를 한 대씩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대화창을 닫아도 봇은 가상 컴퓨터에서 직접 브라우저를 열고, 내 도구에 로그인하고, 파일을 만들면서 계속 일할 수 있습니다. (맥 미니가 없어도 말이죠!) 게다가 봇 여러 개를 만들어 팀으로 묶을 수도 있어요.

「봇은 당신 대신 실제 일을 하는 AI 팀원입니다.」 — Grok Bot 공개 게시물(2026년 8월)

Folderbot 은 제 PARA 폴더 위에서 돌아가는 봇입니다. PARA 는 티아고 포르테가 제안한 정리법으로, 모든 자료를 프로젝트(Projects), 영역(Area), 자원(Resources), 보관(Archive) 네 칸에 나눠 두는 방식입니다. Folderbot 은 폴더 하나에 봇 하나씩을 붙이도록 설계된 도구죠. 그래서 폴더를 열면 자동으로 해당 폴더에 에이전트 하나가 미리 구성된 하네스(그 프로젝트의 자료와 규칙과 지난 기록 정보 등)와 함께 저와 일할 준비를 마칩니다.

이 글을 준비하는 동안의 Folderbot 화면. 당근메일 폴더에 붙은 봇과 이번 호 원고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두 도구는 그때마다 다르게 사용하고 있어요.

  • Folderbot 은 일할 때: 컴퓨터 앞에서 프로젝트 하나에 집중할 때 여는 작업대입니다.
  • Grokbot 은 상시: 보고를 받고, 매일 정해진 루틴을 돌리는 상시 비서입니다.

Grokbot 쪽 봇에는 이름과 직함을 붙였습니다. 봇마다 답하는 질문이 하나씩 정해져 있죠.

  • ✅ 할일이(CoS) — 오늘 뭘, 언제 하지?
  • 🌟 꿈이(코치) — 나 잘 가고 있어?
  • 💪 건강이(CWO) — 몸과 마음은 괜찮아?
  • 💰 살림이(CFO) — 재무 상황은 괜찮아?
  • 🤝 연결이(CNO) — 사람과 평판은 괜찮아?
  • 💻 개발이(CTO) — 시스템은 잘 돌아가?

여기에 채용 준비, 당근메일 발행, 자문 프로젝트처럼 그때그때 필요한 프로젝트 봇과 지식 봇이 더 존재합니다. 직함을 붙이고 나니 봇 목록이 어느새 회사 조직도처럼 보이기 시작했죠.

제 Grokbot 화면. 맨 위의 할일이가 비서실장이고, 그 아래로 경영진, 프로젝트, 영역 봇이 위치합니다.

봇이 늘수록 같은 문제가 반복되었어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계속 같은 문제가 생겼습니다. 바로 봇 사이의 맥락 관리입니다.

처음에는 모든 봇에게 다른 모든 봇의 기능과 역할을 알려 줬습니다. 누가 무엇을 할 줄 아는지 다 알고 있으면 알아서 서로 도와 가며 일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반대였습니다. 루틴이 돌 때마다 어떤 봇은 제대로 일했고, 어떤 봇은 제가 이미 답한 것을 또 물어봤습니다. 봇 둘이 직접 주고받은 이야기는 그 둘만 알고 끝났고, 나머지 봇들은 그 사실을 모른 채 자기 일을 했습니다. Folderbot 과 Grokbot의 할일이가 같은 할 일을 각자 만들어서 할 일 목록에 같은 항목이 두 개씩 생긴 적도 있습니다. 「이건 다른 쪽에서 이어받아 주세요」라고 남겨 둔 메모가 받는 봇 없이 텍스트로만 줄줄이 쌓인 적도 있습니다. 남긴 봇은 분명히 자기 일을 끝냈다고 적어 두었는데 말이죠.

ChatGPT 생성 이미지

이건 저만 겪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UC 버클리 연구진은 여러 AI 에이전트가 함께 일하는 시스템 7종에서 나온 작업 기록 1,600여 건을 모아 실패한 이유를 하나씩 분류했습니다. 그 결과 최신 시스템들도 작업의 41%에서 86.7%를 실패했고, 실패 원인은 크게 셋으로 나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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